엘가나의 부인 한나는 작은 부인 브닌나에게 온갖 수모를 당해야 했습니다. 아이를 낳지 못한 수치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한나는 하나님께 통회하면서 서원기도를 합니다. 하나님이 아들을 주시면 나실인으로 키우겠다는 서원이었습니다. 한나의 기도를 들으신 여호와 하나님은 서원기도에 응답하셔서 사무엘을 주셨습니다. 한나는 너무나 기뻐서 여호와께 감사의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사무엘을 낳은 한나의 감사 노래(삼상 2:1-11)
1절 바티트팔렐 한나 바토마르 알라츠 리비 바아도나이 라마 카르니 바아도나이 라하브 피 알 오예바이 키 사마흐티 비슈아테카
=====2:1
한나가 기도하여 가로되 - 한나의 기도는 '내 마음니...'(1절)부터 '...뿔을 높이시리로다'(10절)까지 이어진다. 진정 '마음이 슬픈 여자'(1:15)의 기도를 기억하사 아들을 허락하신 여호와께 자기 아들을 영영히 드린 후(28절), 한나가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내적 감정을 토로한 이 기도는 단순한 감사의 찬양을 넘어 예언적이고 구속사적 성격을 지닌 찬양의 노래요 성령의 감화 시였다. 따라서 이 노래는 기도라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주에 대한 감사의 증거요, 주의 영광의 계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나의 기도' - 여기서 '기도'(테필라)는 '기도'(prayer)란 뜻 외에 '찬가'(hymn), '기원'(supplication)이란 뜻도 지닌다 - 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1) 개인적인 은혜의 체험으로부터 시작하여 장차 신적 경륜 하에 진행될 신국적(神國的)인 역사로 확대 발전된다(Keil). (2) 현세적인 은혜와 구원으로부터 시작하여 장차 그리스도의 나라와 교회의 승리를 예언하는 미래적인 영역 에로 확대 발전된다(Pulpit com-mentary). (3) '구약 교회의 송가'라고 불리는 '한나의 기도'는 후일 '마리아 찬가' (눅 1:46-55)의 예표가 되며, '사가랴 예언'(눅 1:67-79)의 배경이 된다(E.J. Young). 그리고 구약 시대에 이와 비슷한 감사와 구속의 찬가로서 '모세와 미리암의 노래'(삿 5:1-18, 21)와 '드보라와 바락의 노래'(삿 5:1-31)가 있다.
내 마음...내 뿔..내 입 - 이것은 히브리 문학에서 전형적 수사 기법으로 사용되는 3중 대구법적(三重 對句法的) 표현 방식이다. 한나는 이 같은 표현을 통하여 자신에게 베풀어진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를 벅찬 감격으로 표현하고 있다. 실로 기도의 응답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사무엘이 출생함으로써, 그녀의 '마음'은 괴로움(1:10)과 슬픔(1:15)에서 즐거움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뿔'은 먼지 가운데서 짓밟힘을 당하던 비참한 처지에서(1:6) 다시 높아지게 되었다. 더구나 그녀의 '입'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처량한 신세에서(1:13) 다시 크게 열려 자신의 원수에 대하여 여호와의 은혜를 마음껏 알릴 수 있게 되었다. 한편 구약 성경에 자주 나오는 '뿔'(케렌)은 이것 달린 동물이 자신의 머리를 높이 쳐들고 힘을 과시하며 자랑스럽게 다니다는 점에서 '힘', '능력', '권위', '자부심', '긍지', 등을 상징한다(신 33:17 ; 시 75:5 ; 89:17 등). 따라서 무자 시(無子時)에 대적 브닌나에 의해 무참히 이 뿔을 짓밟힌 한나는 이제 하나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그 뿔을 다시 높이 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혹자(Ewaid)의 생각처럼 여기서 이 뿔은 '교만'을 상징하지는 않는다.
이는...주의 구원을 인하여 기뻐함이니이다 - 이 구절은 한나의 기쁨, 곧 앞에서 언급된 3 중적 대구법으로 표현된 한나의 벅찬 감격과 희열이 궁극적으로 '주의 구원'에 근거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구원'(예슈아)은 (1) 일차적으로는 무자 시에 당한 온갖 수모와 멸시로부터의 구언이겠지만, (2)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구속적 의의상, 사무엘을 통한 타락한 종교적 상황으로부터의 이스라엘의 구원이며, (3) 궁극적으로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인류의 구원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2절 엔 카도쉬 카아도나이 키 엔 빌르테카 베엔 추르 켈로헤누
=====2:2
여호와와 같이 거룩하신 이가 없으시니 - 본절은 하나님의 속성 중의 하나인 '거룩'(Holiness)에 대하여 찬송한다. 여기서 '거룩'(코테쉬)은 단순히 도덕적. 윤리적으로 온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존재를 초월하는 하나님의 절대 완전성과 절대 구별성을 가리킨다<레 11:29-47 강해, 성경에 나타난 거룩하신 분으로 들어서 알았겠지만, 사무엘을 낳게 된 기도의 응답 사건을 통하여 이제 하나님의 그 속성을 신앙의 준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욥 42:5).
이는 주 밖에 다른 이가 없고 -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한나의 두 번째 고백은 하나님의 절대 존재성, 곧'유일성'(唯一性)이다. 그런데 이 유일성은 그 자체가 하나님의 속성이겠지만(시 86:10), 또한 앞에서 언급된 '거룩성'의 근거이기도 하다. 당시 이방신을 겸하여 섬기는 풍조가 만연해있던 사사 시대 말기의 타락한 상황 속에서(삿 3:6 ; 6:25), 하나님을 유일하신 분으로 고백한 한나의 신앙은 놀라운 것이었다. 신 4:35 ; 6:4 주석 참조.
하나님 같은 반석도 없으심이니이다 -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한나의 마지막 고백은 하나님의 '신실성'(信實性)이다. 왜냐하면 '반석'(Rock)이라는 단어는 구약 전체를 통하여, 언제나 변함없이 성도의 구원을 궁극적으로 이루시는 언약의 하나님에 대한 상징적 명칭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신 32:4 ; 시 19:14 ; 합 1:12). 한편 혹자는 '반석'(추르)이라는 단어를 '산'으로 번역함이 더 타당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로 그는 (1) '산'이라는 단어가 하나님의 신실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사실과(시 27:5 ; 61:2), (2) 본 히브리어 단어의 어근이라 할 수 있는 우라릿 단어가'산'을 뜻한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그러나 팔레스틴이라는 지리적 배경 하에서 '반석'은 급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언제나 가장 쉽게 피신할 수 있는 도피처요 안식처라는 점에서 '반석'이란 번역은 적당하다. 신 32:4 주석 참조.
3절 알 타르부 테다베루 게보하 게보하 예체 아타크 미피켐 키 엘 데오트 아도나이 베로 니트케누 알릴로트
=====2:3
교만한 말...오만한 말을 너희 입에서 내지 말지어다 - '교만한 말'과 '오만한 말'은 한나의 대적 브닌나가 그랬듯이(1:6), 하나님의 심오한 경륜이나 섭리를 무시한 채 자신의 소견대로 남을 함부로 판단하고 멸시하며, 또한 자신을 높이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말은 마음이 슬픈 자의 마음을 더욱 짓밟으며, 가난하고 연약한 자들의 심령에 못을 박을 뿐 아니라, 나아가 결국 하나님을 대적하고 훼방하는 말이므로 마땅히 금지되어야 했다. 한편 '교만한 말'과 '오만한 말'은 동의어인데, 여기서 이처럼 두 단어가 반복 사용됨으로써 그 의미가 한결 강조되고 있다.
여호와는 지식의 하나님 이시라 - '지식의 하나님'(엘 데오트)은 하나님의 전지성(全知性)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즉 이것은, 하나님께서는 자연법칙과 인간 사회의 이성적 법칙, 그리고 그 법칙들에 따라 벌어지는 원인. 과정. 결과까지도 완전히 알고 계시는 전지 하신 분임을 시사해 주는 말인 것이다.
행동을 달아보시느니라 - 이 말은 전지(全知)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이 행한 어떤 행동의 내변적 특성까지도 철저히 파악하고 계심을 가리키는 말이다(Klein). 사실 한나의 대적 브닌나는 한나의 불임(不姙)을 그녀의 사악성 내지는 하나님께 저주받은 증거로 오판하여, 그녀를 얕잡아 보고 격동시켰다<1:6, 7>. 또한 브닌나는 자신의 의도대로 한나가 격동됨을 보고 승리감에 도취되어 교만한 말을 사람들에게 늘어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전지 하신 하나님께 서는 브닌나의 그러한 사악한 속 마음과 행도의 성격을 파악하셔서, 당신의 공평하고도 의로운 기준에 따라 그녀를 판단하셨을 것이다(잠 16:2 ; 21:2 ; 24:12).
=====2:4-8
본문에서 한나는 인간사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홀로 주관 섭리하시는 유일하신 하나님의 거룩성과 전지성을 생생히 증거하고 있다.
4절 케쎄트 깁보림 하팀 베니케솰림 오즈루 하일
=====2:4
용사의 활은 꺾이고 - 고대 사회에서 '활'은 용사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도구이자, 또한 무엇보다도 귀중하게 생각하는 신뢰의 대상이다. 그리고 '꺾이다'(하타트)는 '산산히 부서지다', '깨지다'란 뜻으로서, 사람이나 국가가 안팎으로 철저히 붕괴되어 도저히 소생 불가능하게 된 상태를 가리킬 때 사용한다(렘 50:2 ; 51:56). 따라서 본 구절은 '활을 거머쥔 용사'로 상반된 바'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힘만을 의지하며, 또한 그러한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를 일삼는 교만한 자들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징벌에 따라(3절), 완전히 쇠망하게 될 것을 가리킨다(시 34:21 ; 37:35, 36 ; 잠 14:32).
넘어진 자는 힘으로 띠를 띠도다 - '넘어진 자'는 힘이 없고 연약하여 힘센 악인들 곧 활 가진 용사들에 의해 무참히도 짓밟혔던 자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힘으로 띠를 띠도다'란 말은 넘어진 자가 이제 일어나 전쟁을 준비하고 출전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의 힘을 다시 회복한 활기차고 강건한 상태를 가리킨다(엡 6:14). 한편 자유주의 고등 비평가들은 본절과 10절 등을 근거로, 한나의 기도 속에 '국가적인 전쟁 및 승리'의 주제가 부각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나의 기도 송'(2:1-10)은 한나보다 훨씬 후대, 곧 왕정 체제하의 시기에 편집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문서설(文書設)의 입장에서 본 독단적인 견해일 뿐이다. 왜냐하면 본절에서 언급된 바 '용사'와 '넘어진 자'의 개념은 국가적인 강대국과 강자와 겸손한 약자의 개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10절에서 언급된 '왕'의 개념 역시 반드시 왕정 체제하의 실제적인 어떤 왕을 전제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여기서는 이스라엘을 의(義)로 통치할 이상적인 왕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왕의 개념은 한나 이전 시대부터 이미 약속되어 있었다(창 17:6; 신 17:14-20; 삿 8:22).
5절 세베임 바레헴 니세카루 우레에빔 하델루 아드 아카라 얄르다 쉬브아 베라바트 바님 우멜랄라
=====2:5
유족하던 자들은...품을 팔고 - 고대 사회에서 호구지책(瑚口之策)으로 품을 팔며 살아가던 사라들의 비참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한때 먹을 것이 많음으로 교만하여 하나님을 찾지 않고 만홀히 여기던 '유족하던 자들'은 때가 되면 하나니의 징벌을 받아 위와 같은 비참한 상황에 처해지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주리던 자들은 다시 주리지 않도다 - 이것은 비록 지금은 가난하지만, 하나님께 신실한 자들은 마침내 하나님의 은총을 받아 결코 배고픔을 모르는 유족한 상태에 이를 것임을 가리킨다(눅 16:19-31).
전에 잉태치 못하던 자는 일곱을 낳았고 - 이 말은 일차적으로 한나 자신이 체험한 기쁜 감격을 노래한 것임이 분명하다. 특별히 여기서 '일곱'은 '신적 충만(완전) 수'를 상징하는 숫자이니 만큼(Kail), 이는 곧 자녀 출산과 간련해서 한나가 받아 누린 하나님의 최대 축복을 상징한다(룻 4:15). 비록 당시에 한나는 사무엘 한 명만을 자식으로 낳았지만, 그러나 그 아들은 하나님의 특별한 보살핌 가운데 낳은 자식이었으므로, 그 당시 한나는 마치 '일곱' 아들을 낳기라도 한 듯이 크게 기뻐하였을 것이다. 결국 이 말은 이전에 한나가 당했던 것처럼 많은 고통과 괴로움을 당하는 슬픈 마음을 가진 자들을 하나님께서 친히 위로하시고 큰 기쁨으로 축복해 주실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많은 자녀를 둔 자는 쇠약하도다 - 이것은 분명히 브닌나에 대한 언급일 것이다. 즉 브닌나는 한나가 아들을 낳음에 따라 이제 교만한 말을 더 이상 떠벌일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된 것은 실로 그녀가 쇠약해진 것과 다름없었다. 더 나아가 이 말은 브닌나와 같이 자신의 자랑거리를 가지고 그렇지 못한 자들을 멸시하고 조롱하는 모든 악인들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그 자랑하던 것을 상실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더욱 쇠약하게 될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편, 그런데 많은 성경 주석가들은 본 구절 속에서 영적 의미를 발견하고자 한다. 즉 브닌나와 한나의 관계를 사도 바울이 구속사적으로 서술한 바 하갈과 사라의 관계로 이해하여(갈 4:21-31), 곧 브닌나는 많은 자녀가 있으나 약속을 받지 못한 소망 없는 여인으로, 그리고 한나는 비록 처음 잉태치 못했으나 약속을 받은 소망 있는 여인으로 각각 이해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나를 장차 많은 열매를 맺을 기독 교회의 모형으로 이해하고 있다.
6절 아도나이 메미트 우메하예 모리드 쉐올 바야알
=====2:6
본절은 동의적(同意的) 대구법 방식의 표현이므로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와 "음부에 내리게도 하시고 올리기도 하시는 도다"는 동일한 의미이다. 이 같은 수사학적 표현은 동의적 내용을 반복 언급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는 히브리 시(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시 1:1 ; 2:1). 따라서 여기 한나의 기도 속에서 '음부에서... 올리기도, 라는 언급이 있다고 해서, 한나가 부활 사상에 대하여 말했다고는 복 수 없다. 왜냐하면 본절을 대구법적 표현으로 보고 그 의미를 고찰할 때, "음부에 내리게도 하시고 올리기도 하시는도다"라는 표현도 그 앞부분처럼 단순히 모든 인간의 생사(生死) 문제에 관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말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본절을 통하여 한나는 이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인 생사 문제를 언급한다. 이로써 그녀는 인간의 모든 것을 주관. 섭리.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주재권(主宰權) 사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신 32:39 ; 시 30:3). 한편 '음부'(스올)는 원래 '구멍'이나'땅 속에 파놓은 지하실'을 가리켰지만, 성경 전반에서는 보통 '죽은 자의 사후(死後) 처소'라는 의미로 나타나고 있다(창 37:35 ; 44:31 ; 시 16:10). 자세한 내용은 창 37:35 주석 및 욥 26:5-14 강해, '히브리인들의 음부 개념'을 참조하라.
7절 아도나이 모리쉬 우마아쉬르 마쉐필 아프 메로멤
=====2:7
여기서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빈부(貧富)의 문제 및 귀천(貴賤)의 문제 역시 전적으로 주장하시는 분임을 증거해 준다.
8절 메킴 메아파르 달 메아쉐포트 야림 에브욘 레호쉬브 임 네디빔 베키세 카보드 야네힐렘 키 라아도나이 메추케 에레츠 바야쎄트 알레헴 테벨
=====2:8
진토...거름더미 - 이 표현들은 극도의 수치와 천대 가운데 있는 비천한 자의 삶의 현장을 상징한다. 그리고 영적인 의미에서는, 자신을 철저히 부인하고 무가치하게 여기는 겸허한 상태를 상징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자들을 그러한 비천한 자리에서 일으켜 세워 영화롭게 면류관을 씌우신다. 그 실례로 우리는 요셉과 모세, 다윗과 다니엘 등을 들 수 있다. 진정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노예 상태의 감옥으로부터 귀족 상태의 궁궐로 인도하셨고, 또한 보잘것없는 목자의 지팡이 대신 영광스러운 왕의 홀(笏)을 쥐어 주셨던 것이다
땅의 기둥들은 여호와의 것이라 - '기둥들'(메추킴)은 여기와 14:4에 나오는 단어로서 원래 '거대한 바위'나 '바위산'을 뜻한다. 즉 히브리인들은 바로 이것을 세상(땅)의 초석(礎石)으로 본 것이다<욥 26:5-14 강해, 히브리인들의 우주관>. 그런데 바로 그 초석을 놓으신 분이 여호와시요, 또 관리하시는 분도 여호와이시다. 그러므로 이러한 땅의 기둥들이 '여호와의 것이라'는 말은 우주만물에 대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나타내는 말로, 곧 여호와께서 이 세상 만물에 주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실 수 있는 근거를 확실히 제시한다.
세계를 그 위에 세우셨도다 - 이것은 이 세상이 기둥에 받쳐져서, 공간에 달려 지탱되고 있다고 보는 고대 히브리인들의 사상과 잘 부합된다(욥 26:7). 결국 위와 같은 사실 또한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대해서 당신의 주권을 행사하실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제시한다. 그것은 곧 이 세상의 기초를 놓았을 뿐 아니라, 그 기초 위에 만물을 조성하신 분도 하나님이시요, 그 만물을 유지. 운행. 섭리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후일 사도 바울은 이러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 사상을 다음과 같이 설파했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롬 11:36).
9절 라겔레 하시도 이쉐모르 우레솨임 바호쎄크 이다무 키 로 베코아흐 이게바르 이쉬
=====2:9
거룩한 자들 - 여기 '거룩한 자들'이란 말은 원문상 '경건한 자'(하시드)란 뜻의 단수 형태로 나타내는데, 곧 신분상의 의인이 아닌(창 6:9; 롬 4:3),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윤리. 도덕적으로 흠이 없는 경건한 삶의 소유자를 가리킨다(창 6:9 ; 마 1:19). 한편 이 단어는 후일 신구약 중간 시대 때에 '하시딤'이라고 불리던 일단의 '경건한 무리들'에게 적용되었다. 이 '하시딤'들은 헬라의 세속주의 내지 혼합주의를 배격하면서, 철저하게 자신들의 유대적 전통을 지키려 했던 자들로서, 이후 바리새인들의 뿌리가 되었다.
발을 지키실 것이요 - 성경적 표현상 '실족' (신 32:35)과 '넘어짐'(시 116:8)은 곧 패배나 차락을 상징하는 말들이다. 따라서 '발을 지킨다'는 것은 모든 패배나 타락으로부터의 안전한 보호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악인으로 - 여기서 '악인'(레솨임)은 신분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모든 면에서 의인을 박해하고 억압하는 사악한 자들을 가리킨다(시 1:1 ; 잠 28:4).
흑암 중에서 잠잠케 하시리니 - 이 표현은 (1) '흑암'이 성경에서 종종 '음부'(6절)처럼 죽음 혹은 멸망을 상징할 때 사용되는 단어라는 점에서(시 31:17), 이 말은 악행자들에 대한 죽음 또는 멸망의 심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10절 아도나이 예하투 메리보 알로 바솨마임 야르엠 아도나이 야딘 아프세 아레츠 베이텐 오즈 레말코 베야렘 케렌 메쉬호
=====2:10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 - 여기서 '대적하는'(라야브)이란 말은 법정적(法挺的)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이다. 즉 이 단어는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강력히 항변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 란 말은 하나님의 주권을 무시하고 그를 향하여 자신의 의(義)를 내세우는 교만한 자를 가리킨다.
산산이 께어질 것이라 - 여기서 '깨어질 것 '내리누르다'란 뜻으로서' 교만한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을 가리키는 단어이다(단 5:20).
하늘 우뢰로...치시리로다 - '우뢰'가 하나님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경우, (1) 당신의 백성들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현현'(출 19:16-20 ; 시 18:7-15 ; 합 3:4-15)을 상징하고 (2) 당신의 원수들에 대해서는 '징벌'이나'심판'(77:10 ; 계 11:19)을 상징한다. 따라서 여기서 '하늘 우뢰 그들을 치시로다'라는 말은 대적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땅 끝까지 심판을 베푸시고 - 이것은 일차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성군(다윗)을 통한 모든 이방 세력의 정복을 암시하고(삼하 8장), 궁극적으로는 메시아(그리스도 - '기름부음 받은 자'란 뜻)를 통하여 모든 사단의 세력을 꺾은 후 이룩될 하나님 나라의 의(義)의 통치(고전 15:25)를 가리킨다.
자기 왕에게 힘을 주시며 - 이것 또한 앞의 문구와 같이 (1) 근시적으로는 하나님께서 다윗과 같은 의로운 왕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번성케 하실 것과 (2) 원시적으로는 영원한 평강의 왕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시키실 것을 예언적으로 보여준다(Aalders, Goslinga). 이러한 점에서 '한나의 기도 송'은 메시아적 사상을 담고 있는 복음적인 예언의 노래요, 성령의 감화 송이다(Wordswo-rth).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의 불을 높이시리로다 - 하나님께서 당신이 세우신 왕의 권위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한편 여기서 '기름 부음을 받은자'(마시아흐)는 왕을 가리킨다(왕상 1:30). 그런데 성경은 왕 이외도 또 다른 기름 부음을 받은 자에 대하여 언급하다. 즉 선지자(왕상 19:16)와 제사장(출 40:13)이 바로 그들인데' 이들 모두는 하나님의 뜻이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실현되도록 하기 위하여 하나님께로 말미암아 구별되어 임명된 자들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왕, 선지자, 제사장은 장차 영원히 기름 부음을 받을 자, 곧 하나님의 뜻을 이 땅 위에서 완전히 실현시키실 '메시아'(Mes-siah)-헬라어로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를 예표하는 인물들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기름 부음 받은 자의 뿔이 높아지기를 바라는 한나의 기도는 한나 자신의 뿔이 높아지기를 바라는 기도<1절>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즉 왕의 강성은 곧 온 백성의 번영과 안정, 그리고 윤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로 왕이 여호와의 축복을 받을 때 백성들 개개인들도 지속적인 하나님의 은총을 체험케 됨을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구속사적으로 곧 하나님 나라의 백성 된 성도들은 그리스도(메시아) 안에서 참된 복을 누릴 수 있음을 암시한다.
11절 바옐레크 엘카나 하라마타 알 베토 베하나아르 하야 메솨레트 에트 아도나이 에트 페네 엘리 하코헨
=====2:11
그 아이는...여호와를 섬기니라 - '섬기니라'(솨라트)는 특별히 제사장적 직분과 관련하여 사용되는 단어이다(18절 ; 3:1 ; 출 28:35, 43 ; 29; 30 ; 민 1:50). 그런데 여기의 '섬김'은 결코 일순간적인 의미가 아닌, 엘리의 사망 때까지 혹은 사무엘의 전 생애 기간 동안의 봉사를 가리킨다(Smith, Fay).
엘리 앞에서 - '엘리 앞에서'(before Eli, KJV)라는 뜻으로, 곧 '엘리의 감독 하에서'(under Eli, NLV)라는 의미이다(민 3:6). 그 이유는 당시 실로 성소의 대제사장은 엘리(Eli)로서, 그가 성소의 총책임자였기 때문이다.
[히브리어로 보는 사무엘상] 나실인으로 구별된 사무엘(삼상 1: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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